[재계뒷담]LG VS 스타벅스 ‘강대강’ 대결, 승자는?

입력 2023-12-18 06:20 수정 2023-12-18 06:20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LG가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입점을 추진하다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1987년 지어져 노후화된 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링 공사를 지난 2월부터 진행 중이다. LG는 리모델링된 공간에 스타벅스 입점을 추진했고, 신세계 측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상외의 복병이 발목을 잡았다. 바로 ‘스타벅스 간판’이다. ㈜LG와 스타벅스 측은 입점 협상을 하던 중 간판 부착 문제로 합의에 실패했다. 트윈타워는 준공 이후 한 번도 건물 외벽에 간판을 붙인 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LG 로고’도 붙인 적이 없다. 대신 동관과 서관 사이에 LG 심벌마크와 ‘Twin Towers’라고 적힌 표지석이 놓여 있을 뿐이다.

반면 스타벅스는 입점 시 고유의 로고와 영문(STARBUCKS) 간판을 건물 외벽에 붙이는 것이 원칙이다. 원칙 대 원칙이 맞붙었던 셈인데, 양 측 모두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없던 일이 됐다. LG그룹 관계자는 “36년째 고수해온 ‘무(無) 간판’ 원칙을 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건물 내 스타벅스 입점에 들떴던 LG그룹사 임직원들은 무산 소식을 전해 듣고 아쉬움을 삼켰다고 한다. 트윈타워엔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 CNS 등 5개사 임직원 6500명가량이 근무 중이다. 건물 지하에는 소규모 카페만 있다.

임직원들은 병원과 헬스장을 기다리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트윈타워엔 사내 병원과 대규모 헬스장이 생긴다.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맛집’도 들어온다. 다만 리모델링 공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올해 2월 시작한 공사가 내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내년 3월 말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