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때 가득한 정비공장과 저유탱크가 땅에 묻힌 광주 송암산단이 문화·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미래차 애프터 마켓으로 환골탈태한다.
광주시는 “낡고 쇠락한 송암산단이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주관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9월 송암산단이 도시재생 혁신지구 후보지로 선정되자 국토부 컨설팅, 현장실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사업계획 실현의 타당성을 검증·보완해왔다. 그 결과 후보지 3곳 가운데 유일하게 최종 사업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쇠퇴기에 접어든 지역의 상권부활 등을 촉진하기 위해 주거·산업·상업·복지·행정 기능이 복합된 지역 거점을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지구단위 개발사업이다. 현재 전국 12곳에서 추진 중이다.
시는 이번 송암산단의 혁신지구 공모 선정에 따라 2020년 앞서 선정된 광주역과 더불어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을 2곳에서 추진하는 유일한 지자체가 됐다. 5년간 국비 250억원의 재정지원과 통합심의, 건축규제 완화 등 신속한 행정 절차를 지원받는다.
송암산단은 1983년 준공돼 내연기관 자동차 정비·AS 업체가 주로 입주해있다. 하지만 문을 연 지 40년을 넘기면서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 비율이 60.2%에 달하는데 데다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위주로 자동차 시장이 전환되는 추세여서 산단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내연기관 자동차 정비에 매달려온 이곳을 미래차 유지 보수를 전담하는 산단으로 개선해 활력을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민선 8기 핵심사업인 ‘5대 신활력벨트’ 가운데 ‘효천역 디지털 콘텐츠벨트’와 연계해 산단 내 유휴부지에 2028년까지 5년간 국비 등 1560억원을 투입해 문화·디지털 모빌리티 애프터시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송하동 일대의 송암산단은 41만5000㎡ 면적이다. 공장용지 30만4000㎡, 지원용지 1만4000㎡, 공공용지 7만9000㎡, 녹지 1만8000㎡ 규모다.
하루 평균 6000t의 공업용수와 6000㎾의 전력을 사용하고 1900여개의 통신회선이 설치돼 있다. 현재 정비업체 39곳과 석유화학 8곳, 보관 창고 3곳 등 63개의 입주업체가 1500여명을 고용해 가동 중이다. 하지만 전체 연간 생산 규모는 1000억원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이에 따라 송암산단에 전장 정비 인력양성과 스마트 통합 물류 플랫폼 운영 등을 위한 모빌리티 복합허브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도해 개관한 광주첨단영상제작센터(CGI)·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와 연계한 모빌리티 실감콘텐츠 제작도 활성화한다.
이와 함께 미래차 쇼룸 등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한 첨단실감 문화콘텐츠 테마파크, 산단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105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이 본격화되면 해마다 150명 이상의 전장 정비 인력을 양성·공급해 산단 매출과 거주 인구를 각각 10% 이상 증가시키고 콘텐츠 테마파크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는 신규 고용 1567명, 생산 3512억원, 부가가치 129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는 미래차 부품 생산거점인 빛그린산단·미래차 국가산단 등과 미래차 생산 이후 정비, 튜닝, 중고 매매, 폐차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송암산단 애프터마켓이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생산부터 폐차까지 모빌리티 생애 전 주기를 특화하는 전장 기반 미래차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영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장은 “송암산단을 미래차 생산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소화하는 전국 유일의 문화·디지털 기반 모빌리티 애프터마켓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함께 광주 남부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장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