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3세 이승환(35) 돌고도네이션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일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표는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외손자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는 ‘SK대기업 재벌 3세의 하루 [돌고도네이션 이승환 대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현재 해당 영상은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서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은 120평 크기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이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자기소개를 해 달라’는 말에 이 대표는 “기부 플랫폼 ‘돌고’의 대표”라며 “부업으로 재벌 2세의 아들을 하고 있다. 어머니께서 최종건 창업주의 딸이다. 최태원 SK 회장님과는 삼촌과 조카 관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튜브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딱히 제가 외부에 저를 노출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기부 자선사업을 하고 있고, 기부문화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는데 저 혼자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중과 함께 혁신을 일으키려면 소통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운영 중인 돌고도네이션은 IT 기반의 기부 플랫폼이다. 기부자는 1000원부터 카드로 편리하게 기부하고 기부금 사용 내역을 한 달 안에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기부금 전액이 수혜자에게 사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원칙 때문에 회사는 적자 상황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기부금이 전액 수혜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누군가 100만원을 기부할 경우 3%의 적자가 난다”고 설명했다. 기부자들 카드 수수료 등을 모두 회사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지금까진 거래액이 크지 않아 카드 수수료 등을 제가 감당할 수 있다”며 “이보다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해 사회의 문제를 인지하고, 같이 의견을 내서 사회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SK그룹에서 5년간 일했던 이 대표는 “행복을 찾기 위해 창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쯤 삼촌과 싸웠다. 정확하게는 제가 혼나고 회사를 나왔다”며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컸고, 처음에는 영리사업으로 시작해 실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막무가내로 시작해서 실패했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자선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이 대표의 하루는 기부 사업 및 고액 기부자 미팅 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다 끝이 났다.
영상 말미에서 이 대표는 재벌 3세로 사는 삶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재벌 3세로 사는 데 어려운 점도 있다며 “기대심이 많은 것 같다. 그게 좀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친구 사귀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다”며 “밥 사라, 술 사라. 한 번이 쉽지 계속해야 하는 압박이 있다. 1년에 몇천만원 단위로 밥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수저가 꿈인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는 요청에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각자만의 위치와 속도가 있고, 그보다 중요한 건 ‘가속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제가 1세대 부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무에서 유를 창출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멘토로 삼고 조언을 구하면서 그들처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