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산부인과 쫓아온 전청조…간호사 “엇, 아드님이”

입력 2023-12-16 06:12 수정 2023-12-16 06:17
남현희(오른쪽 사진)와 전청조. 뉴시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전 연인 전청조(27·구속기소)씨와의 아이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1회에서 남씨가 전씨 몰래 산부인과를 찾았던 일화가 공개됐다.

사건을 취재한 기자는 “(남씨가) 임신한 줄 알았을 때가 3월인데 (전 남편과) 이혼을 한 건 7월이다. (임신이) 이혼을 하기 전이었다”면서 “전씨와 남씨가 ‘아이를 갖게 됐다. 정말 죄송하다’ 했더니 남씨 모친이 놀라서 ‘어떻게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느냐. 말이 되느냐’고 엉엉 울고 난리가 났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황당한 일 아닌가. 가족들까지 다 속여서 온 가족에게 큰 충격을 주고 울음바다를 만들고, 이 와중에 전청조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당시 남씨가 홀로 산부인과에 가자 전씨는 임신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봐 급히 그를 뒤쫓아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 SNS에 올라와 있는 남현희(왼쪽)와 전청조. SNS 캡처

기자는 “(전씨가) ‘당장 남현희 감독이 진료받고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하니까 간호사나 병원 직원들이 가로막았다”며 “실랑이가 커지니까 간호사가 급하게 진료받는 곳으로 뛰어가서 ‘여기 지금 산모의 아드님이 오셔서 갑자기 진료실로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남씨와 전씨는 실제로 15살 나이 차이가 나는데, 전씨의 왜소한 체형과 앳된 외모를 본 간호사가 그를 남씨의 아들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는 전씨 체포 당시 모습도 공개됐다. 남씨가 머물고 있던 남씨 모친 집에 찾아 온 전씨는 경찰에 끌려나가는 순간에도 남씨를 향해 “현, 제발 한 번만” “진짜 다시는 안 올게” “한 번만요”라고 애원하며 절규했다. 경찰이 전씨를 제압하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상황에도 그는 현관문 안으로 몸을 밀어 넣으며 저항했다.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에서 공개된 전청조 체포 당시 모습. 웨이브 제공

앞서 남씨는 전씨가 건넨 임신테스트기로 검사한 결과 임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두 줄이 나왔던 임신테스트기는) 모두 전청조가 준 테스트기였다. 매번 포장지가 없는 상태였다”며 “동생이 가져다준 테스트기로 검사를 했더니 한 줄(비임신)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갔지만 전씨가 자신을 가지 못하게 막는 것처럼 느껴졌다고도 언급했다.

전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형법상 사기·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전씨가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로 행세하며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씨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남씨는 전씨의 사기 공모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남씨의 공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남씨를 추가 소환하는 등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