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이 15일 고양시의회의 예산안 심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고양시의회도 시장과 관계 공무원의 본회의 불출석에 대해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의회에서 열린 제2차 본회의는 2024년도 예산안 의결 등이 예정된 중요한 자리지만, 이 시장은 본회의가 열리는 오전 10시 이 시장은 간부 공무원 전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고양시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이동환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의 본회의 불출석은 108만 고양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고양시와 의회 역사에 전례가 없었던 초유의 사태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야당 중심의 발목잡기’ 표현에 유감을 표했다. 시의회는 “대의기구인 의회의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야당 중심의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으로 시민이 부여한 의회의 기능과 권한을 부정하며 정쟁화 시키는 시장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본회의 불출석 등 집행부 수장으로서의 의회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의회의 모든 의사일정은 전년도부터 집행부에 공유되어 당해년도 일정을 의회와 협조·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동환 시장은 우리 의회가 개원한 이후 열린 총 15차례의 회기 중 7차례를 공무 출장 등의 사유로 불출석하며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이 편성한 용역이 본예산에서 삭감돼 본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의회의 역할과 기능인 심의권과 의결권을 부정하는 행태”라며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업무추진비는 시장의 예산편성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이번 본예산안에 집행부는 2024년도 시의회 사무국 예산의 당초 요구액에서 약 4억7000만원을 삭감, 편성해 의회로 제출했다.
의장 및 상임위원장 등의 업무추진비는 기존 대비 90% 삭감, 편성했고, 제출된 의회 업무추진비는 의장이 월 40만원, 상임위원장은 월 15만1000원이라고 밝혔다.
의회 구성원 34명 전원은 업무추진비를 자진해 전액 삭감키로 의결했지만, 시장 본인의 업무추진비는 월 약 917만원, 2급 제1부시장은 월 750만원, 제2부시장은 월 642만원으로 삭감 없이 그대로 편성됐다. 이는 건전재정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결론에 이르러 전액 삭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시의회는 “이동환 시장의 일방적인 입장 표명에 유감을 표하며, 의회의 심의권과 의결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며 “2024년도 집행부 긴축예산의 고통분담을 함께하고, 고양시민과 함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의회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