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기획위원회는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을 오는 18일 예정된 정례회 마지막 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기획위 관계자는 “의사일정이 촉박하고 심도 있는 심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에 따라 안건 상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조례 폐지안은 서성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78명)의 60%가 넘는 47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기획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폐지안 상정 보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총 14명인데, 국민의힘 7명 민주당 7명으로 동수다. 위원장은 황진희 민주당 의원이다.
서 의원은 “학생인권조례가 상위법령의 구체적인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해 지방자치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고 교육기본법에 상충하는 규정들로 인해 교육과 윤리의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은 “학생의 인권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평등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학습권, 표현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조례로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해당 조례안에는 입법예고 기간인 지난 6~12일 1주일간 2368건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오갔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제정한 뒤 17개 시도 중 서울을 비롯한 7개 교육청이 시행해왔다. 성별·종교·가족 형태·성별 정체성·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폭력과 위험에서 벗어날 권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