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자, 풀어주자 또 마약하고 살인… 징역 20년

입력 2023-12-15 10:49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지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형이 선고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주영)는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투약 후 벌인 살인은 인간의 생명이라는 가치를 침해하고 회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피고인은 유가족에게 사과는 하지 않고 재산갈취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본인의 억울함만 호소해 오히려 유족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양주시에 있는 자택에서 자신의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지인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당일 B씨를 불러 금전 관련 문제로 다투다 집 안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토지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돈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마약 혐의로 투옥됐던 이력이 있음에도 풀려나서 또 마약에 손을 댔다. 범행 당시 필로폰에 취한 상태였으며 마약 범죄로 인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중이었다.

당초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은 징역 20년 판결에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산을 갈취해 범행했다고 주장하나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도 안 했으며 법정에서도 반성 없이 이미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앙심만을 표출했다”며 “마약범죄로 재판을 받던 중 불출석하다가 또 마약에 취해 살인을 저지르는 등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