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에 외교안보 수장을 보내 가자지구에서 전면 공세를 더 정밀하고 제한된 규모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양상을 두고 두 동맹 간 견해 차이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각각 만나 하마스와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뒤 이스라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고강도 군사작전을 더 정밀하고 제한적인 단계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환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대화가 건설적이었으며 전략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를 두고 양측 간 “넓은 범위의 의견 수렴이 있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가까운 미래에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가자 주민 수천명이 숨진 전쟁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도 “일련의 회담에서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과 관련해 초기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 상세히 토론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설리번 보좌관에게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절대적인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하마스가 10년 넘게 지하와 지상의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하마스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그들을 무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13일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며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정책 변화를 촉구했지만, 다음날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우리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15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행정수도인 라말라를 방문해 마무브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6일부터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국가를 찾아 대책 논의를 이어간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