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전 짜장면 먹은 송영길…정유라 “반려견이 불쌍”

입력 2023-12-15 05:34
서울 용산구의 한 중국집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짜장면을 먹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송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는 사진을 올리면서 민심은 자신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국정농단 사건 주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영장 청구가 됐다. 변호사들과 실질 심사 잘 준비하겠다”면서 서울 용산의 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짜장면을 비비는 송 전 대표를 반려견 시시가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송 전 대표는 “5000원짜리 짜장면을 먹었다. 맛있다”면서 “주인께서 돈을 절대 안 받으려고 했다. 마음만 받고 식대를 드리고 나왔다. 손님들도 (나를)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시시는 아빠가 남겨줄 짜장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의 반려견인 시시는 중국의 대표 견종인 ‘차우차우’로 2017년부터 키워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의 한 중국집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짜장면을 먹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송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해당 게시물과 관련해 정씨는 같은 날 SNS에 송 전 대표를 겨냥한 글을 남겼다. 그는 “어디서부터 욕을 해야 하나”라며 “식당에 강아지 데리고 간 것? 식당 그릇으로 강아지 짜장면 주려고 한 것? 강아지에게 짜장면 주려고 한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강아지한테는 염분도 안 좋고 양파도 안 좋다. 양파의 성분 중 하나가 강아지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 및 사망에 이르게 한다”면서 “좀 생각해 가면서 키우라. 말만 ‘아빠 아빠’ 하면서 독약을 먹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양파의 성분 중 ‘앤 프로필 디설파이드’는 강아지의 적혈구 분자에 부착해 산소 운반을 방해하고 적혈구를 파괴하여 빈혈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다만 송 전 대표가 실제로 강아지에게 짜장면을 먹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송 전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는 18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18일 오전 10시 진행하기로 했다. 심리는 지난 9월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중 4000만원은 송 전 대표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송 전 대표는 14일 유튜브 방송에서 “(먹사연의 취지에) 동의하는 기업인이 자발적인 후원금을 냈는데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며 “뒷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 대가로 제게 청탁하거나 대가를 바란 것도 없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그는 “돈봉투 의혹 수사가 잘 안 풀리니 마치 제가 뒷돈으로 7억원을 받은 것처럼 오도돼 유감스럽다”며 “제가 7억원을 현금으로 받았으면 당연히 구속해야겠지만 먹사연 법인이 받은 걸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참여했다고 비약해서 연결한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먹사연에 들어온 금액 중 개인적으로 가져간 것도 없고 거기서 화환 하나 보낸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도주하지 않았고 100번 압수수색했는데 뭐 인멸할 게 남았느냐”며 “증거인멸도 검사 중심의 사고다.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압박을 받은 먹사연 직원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까 봐 체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