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매입 등을 통해 꾸준히 지역 사회로 침투하는 사이비·이단 종교 단체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 교계의 조직적인 연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시중구기독연합회(회장 김정남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인천서지방회(감리사 이중재 목사)는 14일 인천시 중구 송학동 인천중부교회(김정남 목사)에서 ‘옛 인스파월드 신천지 대책 세미나’를 진행했다.
최근 신천지가 중구 신흥동의 옛 인스파월드 부지에 대규모 문화·집회 시설을 만들겠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민들이 불안해하자, 지역 교계가 주민들과 대처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 강사로 나선 감리교이단피해예방센터장 차재용 목사는 다른 지역의 유사 사례를 소개하며 종교 갈등으로만 비치지 않도록 지역 주민이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 목사는 “지역 주민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사이비·이단 단체의 지역 내 침투를 최대한 많은 주민이, 또 여러 단체가 거부한다는 뜻을 구청 등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구 지역 주민들은 신천지 측이 문화·집회 시설 용도를 내세워 해당 용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히지만, 결국은 포교 장소로 활용할 것이라 우려한다.
실제로 이날 익명을 요청한 전 신천지 신도 60대 A씨는 “이미 인천의 다른 지역 신천지 신도들은 건물이 완성되면 인근으로 이사 올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있다는 소리도 들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 사회가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며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대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목사 역시 신천지뿐 아니라 하나님의교회 같은 이단 중에는 특정 지역에 건물을 지은 후 신도들이 그 건물 인근 지역으로 집단 이주한 사례가 많다고 했다. 차 목사는 “건물을 짓고 난 뒤에는 이른바 ‘지역 성시화’ 작업도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거점을 점거해 지역 사회가 자신들 중심으로 돌아가도록 만들 우려가 크다”며 “처음엔 평화를 내세우며 다가오지만, 지역 거점화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쓰나미 포교’가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건물이 들어서기 전부터 용도 변경이나 건축 허가 승인이 나지 않도록 관심을 두고 지켜보며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차 목사는 “한 교회나 교단이 대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 주민과 단체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시청과 구청 등에 지속해서 탄원을 넣어 우려를 전하고, 지역 교계는 이단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며 이단들의 문제점을 알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가 중구에 지으려던 건물은 최근 중구청으로부터 ‘착공 불가’ 통보를 받았다. 건물 착공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소송 결과 등에 따라 공사가 재개될 수도 있어 이를 불안해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30대 주민 이모씨는 “전국의 유사한 피해 사례를 찾아보니 본래 목적과 달리 불법적으로 종교활동이 이뤄진 곳도 많더라”며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인데 집 주변에 자리를 잡는다고 하면 불안해서 어떻게 애를 키우고 학교를 보내겠냐”며 우려했다. 이씨는 현재 옛 인스파월드 부지와 불과 200여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 거주 중이며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도 있다.
이씨는 “단순히 정서적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생존권과 안정권에 관한 문제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인천서지방회 감리사 이중재 목사는 “착공 불가 결정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종교시설에서 문화·집회 시설로 용도 변경이 허가된 것이 신천지에 위장 포교 등으로 악용할 여지를 준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단 단체가 지역사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속해서 지역 주민을 도우며 지원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천=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