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이 근로시간 성별 격차를 주요국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1인당 소득이 18%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해 “한국에서 일하는 여성의 수는 남성보다 18% 적고, 임금은 31% 적게 받는 등 선진국 중에서 여전히 성별 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취임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임자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에 이어 IMF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재다.
그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여성 역량 강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할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같이 경제활동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경우 그 추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성 격차를 완전히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여성 골프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희망을 언급했다. 세계 100대 여성 골프 선수 중 33명이 한국 여성인데, 이들의 성공은 각자의 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여건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이 선수들과 대회를 지원하여 재능 있는 골프 선수들을 육성하듯 모든 분야에 여성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 수단으로는 탄력근무제 확대, 고용과 해고 비용 낮추기, 남성 육아 휴직 시 인센티브 등을 제시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박세리 선수를 거론하며 “(박 선수는) 25년 전 미국 (US)여자오픈에서 모두가 절망적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 불가능한 샷을 성공시켰다”면서 “그녀에게서 영감을 받은 세대의 소녀들이 성장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탁월한 전통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4, 15일 한국 정부와 IMF가 공동 개최한 ‘디지털 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 국제 콘퍼런스를 위해 방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