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영화관이 ‘서울의 봄’ 상영관 입구 앞에 두더지 게임을 설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를 보고 “일전의 내 제안을 받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14일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 영화관이 일전 저의 공개제안을 받은 것인가요”라고 적으며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을 보면 메가박스의 ‘서울의 봄’ 홍보 입간판에 “과몰입 스트레스, 무료로 잡고 가세요”라고 적혀있다.
홍보물은 ‘기회는 한 번씩, 순서를 지켜 1번씩 사용해주세요’ ‘스트레스는 오직 두더지에게만, 두더지 외에 다른 것을 때리면 안 돼요’ ‘빨간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바로 시작됩니다’라고 안내한다.
입간판 옆에는 비슷한 홍보물이 부착된 두더지 게임 기계가 설치돼 있다. 이 게임은 튀어나오는 고무 두더지 모형을 망치로 때리는 게임이다. 많이 맞출수록 점수가 올라가는데, 망치를 마음껏 휘둘러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해소용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메가박스는 최근 서울의 봄 관람객들이 온라인상에서 ‘화가 나서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고 토로한다는 점에 착안해 상영관 앞에 두더지 게임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극중 악인으로 등장하는 ‘전두광’에게 느낀 분노를 두더지 게임으로 풀라는 재치있는 시도로 보인다.
메가박스의 이 같은 조치는 조 전 장관의 나흘 전 제안과 궤를 같이한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서울의 봄 회사 측에 건의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을 위하여 영화관 출구에 ‘전두광’ 얼굴이 새겨져 있는 펀치볼을 설치해주십시오”라고 제안했다. 그는 한 언론의 ‘전두환 얼굴이 뻥뻥뻥, 분노의 구멍 자국… 서울의 봄 600만 돌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함께 공유했다.
서울의 봄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씨의 일화를 그린 영화다. 이날 기준 누적 관람객 수 750만명을 돌파하며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2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다. 연말까지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질 경우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