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시내버스 운행 중단…서산시 비상수송체제 돌입

입력 2023-12-14 15:07
김일환 서산시 건설도시국장이 긴급 브리핑을 갖고 비상수송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시의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인 서령버스가 14일 운행을 중단하자 서산시가 비상수송체제에 들어갔다.

김일환 서산시 건설도시국장은 이날 긴급브리핑을 갖고 “서령버스는 시의 사전 승인 없이 임의로 운행을 중단했다.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했다.

김 국장은 서령버스가 지난해 약 1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음에도 방만한 경영으로 보조금 부족을 호소하며 파업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령버스는 서비스 수준이 열악함에도 대표이사 인건비로 충남 평균인 8900만원을 웃도는 1억4600만원을 지급했다”며 “관리직 인건비도 인접 시·군 대비 50% 이상 높다. 또 외주 정비비는 63%, 타이어비는 80%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의 자구책 마련 요청에도 보조금 부족을 핑계로 상습적으로 파업을 예고하며 시를 압박했다”며 “서령버스의 벼랑 끝 전술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구상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시청 관용차량 등 투입 가능한 차량을 총동원해 읍·면 소재지에는 전세버스를, 마을에는 택시를 운행한다.

교육청·군부대·어린이집·요양병원 등에도 차량 동원을 요청하고 인근 시·군에서도 차량을 임차할 예정이다.

교육청에는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조기방학 등을 적극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학생들의 불편과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등하교 시간대에는 임시 수송차량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각 기관 및 기업체에도 시차 출퇴근을 요청할 계획이다.

시민들에게는 출퇴근 및 등하교 시 승용차 함께 타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거나 자전거 이용하기 등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국장은 “지역 시내버스의 병폐를 없애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뼈아픈 시간으로 삼겠다”며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