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자 355명 공개… 文정부 금융위원장 아들도

입력 2023-12-14 10:13 수정 2023-12-14 13:18

병무청이 지난해 병역 기피자 신상명세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문재인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장관급 인사의 아들도 포함됐다.

14일 병무청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말까지 병역의무를 기피해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은 355명의 성명·연령·주소·기피일자·기피요지·법위반조항 등 6개 항목을 온라인상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지난 3월 이들에게 사전 안내를 하고 6개월간 소명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공개 대상자를 확정했다.

명단을 보면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아들 은모(31)씨가 포함됐다. 은씨는 2021년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고 지난해 1월 귀국했다. 이후 같은 달 ‘입영을 위한 가사 정리’ 명목으로 병무청에 3개월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은씨는 3개월이 지나도록 귀국하지 않고 국외여행 연장을 신청했다. 병무청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5월까지 귀국하도록 명령했지만 은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은씨는 현재 병무청에 의해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을 살펴보면 355명 중 109명이 현역병 입영기피, 46명이 사회복무요원 소집기피를 사유로 명단에 올랐다. 2명이 대체복무 소집을 기피했고, 23명이 병역판정 검사기피, 175명이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을 했다.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제도는 2015년 7월 시행됐다. 다만 명단 등재 이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명단에서 삭제된다.

현재까지 총 2255명의 기피자 명단이 공개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250명이 여전히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명단에 남아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등의 공개를 통해 기피자 발생을 예방하고,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명단은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