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스팅어가 월 26만원?” 수상한 ‘페이스북’ 매매

입력 2023-12-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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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중고차를 사려고 했던 20대 구매자들이 ‘허위 매물’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월 XX만원’이라는 광고를 믿고 매매단지를 찾아가보면 다른 차량을 더 비싼 금액에 사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중고차딜러이자 유튜브채널 ‘진영민중고차’를 운영하는 진영민씨는 페이스북에서 매물을 보고 중고차를 샀다는 A씨를 만났다. A씨는 “월 26만원에 스팅어를 살 수 있다는 페이스북 매물을 보고 찾아갔는데 ‘그 나이에 그 차는 (할부가 안 돼) 어렵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그렌저를 추천했다. 2018년식 2.2 디젤 그렌저를 3000만~3100만원 정도 주고 사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야기를 들은 진씨는 “나이때문에 할부가 안 나온다고 거짓말하고 마진이 더 많이 남는 그렌저를 판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A씨는 월 납입금 70만원을 앞으로 60개월 내야 한다. 총 금액으로 따지면 4200만원이다. 진씨는 이 가격이 딜러에게는 800만원의 마진을 더 남길 수 있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진씨는 보통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이런 식의 ‘월 납입금’ 광고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므로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같은 업체가 내건 또 다른 광고를 언급했다. 진씨는 “캐스퍼를 월 9만원씩 60개월 납입하면 살 수 있다고 하더라”며 “그러면 540만원인데 이 돈으로 차를 사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그가 만난 다른 구매자도 페이스북에서 아반떼 CN7을 월 16만원에 살 수 있다는 매물을 보고 갔다가 그렌저IG를 권유받아 사게 됐다고 했다. 지난 2월 갓 스무 살이 된 고객은 여러 명의 딜러들이 와 “고객님 나이에는 2017년식 이상의 중고차를 사야 할부가 나온다”고 말해 얼떨결에 차량을 바꿔 계약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캐피털사에서 3900만원을 5년 할부로 대출받았다. 그러나 금리 인상으로 이자까지 실제 내게 되는 금액은 5000만원이 넘게 됐다고 했다. 이에 진씨는 해당 딜러의 회사를 찾아가 이들이 남긴 마진 등 1700만원을 환불받았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