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 신종 마약 ‘야바’ 판매한 태국인들 무더기 검거

입력 2023-12-13 15:56

가짜 번호판을 부착하고 차량을 운행하며 태국에서 들여온 합성마약 ‘야바’를 판매·투약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울산과 양산 일대에서 마약을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로 태국 국적 외국인 26명을 검거,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위조 또는 말소 번호판을 달고 차량을 운행한 혐의(공인 등의 위조· 부정 사용, 자동차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위조 번호판을 부착한 A씨의 차량이 무인 교통단속에 적발되면서 드러났다. 충남에 사는 B씨는 지난 8월 울산 울주군에서 신호위반으로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혔다는 통보를 받고 이의를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B씨 차량이 대포차인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울산에 온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불법 번호판을 단 차량을 추적하기에 나섰다.

경찰은 CCTV로 해당 차량을 추적한 결과 경남 양산 일대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잠복 수사 끝에 A씨를 포함한 태국인 6명을 우선 붙잡았다. A씨는 태국산 마약류인 야바를 상습적으로 투약해왔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울산과 양산, 대구 일대에서 마약류를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20명을 추가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태국인들로,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이들은 태국어로 된 사이트를 통해 위조된 번호판이나 폐차된 차량 번호판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차량 번호판은 위조 또는 말소된 번호판을 판매하는 인터넷사이트에서 쇼핑하듯 클릭 한번에 손쉽게 구매했다.

경찰은 무적차량 운행 경위도 의심했다. 끈질긴 수사 결과 이들 중 일부는 태국산 마약류인 야바를 상습적으로 판매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판매책 4명을 구속하고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 20명을 붙잡았다. 검거 당시 이들이 소지하고 있었던 야바 13정도 압수했다.

이들은 국제우편 등으로 마약 야바를 몰래 국내로 들여와 원가 대비 약 50배 비싼 값에 태국인들에게 판매하고 이익금은 생활비에 사용했다.

경찰은 마약 유통총책 등을 잡기 위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불법번호판과 대포차량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울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박진홍 팀장은 “불법체류자의 범죄 행위는 인적 파악부터 통장거래, 휴대폰 사용 등을 확인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라며 “마약류 범죄를 비롯한 모든 외국인 범죄에 대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마약류 범죄 등에 대해 상시 단속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