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지갑을 잃어버려 경찰관에게 1000원을 빌린 대학생이 8~9년이 지나 손 편지와 간식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부산 보수파출소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한 경찰관이 파출소 앞에 놓인 음료 상자 2개와 손 편지를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편지 작성자 A씨는 “저는 예전에 이곳에서 작지만 큰 은혜를 입은 평범한 여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8~9년 전 이 부근에서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려 집에 못 가고 있었다”며 “경찰관 선생님들 덕에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찰분들이 제게 천원을 빌려주셨는데 이 근처에 제가 올 일이 자주 없었고, 또 잊고 살았기에 못 드리고 있었다”며 “오늘 현금이 없어도 그날이 생각나 작은 선물이라도 두고 간다”고 했다.
A씨는 “(빌렸던) 천원을 드리지는 못했어도 앞으로 기부도 하며 성실히 살겠다”는 말도 남겼다.
A씨와 당시 도움을 준 경찰관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파출소 앞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불특정 다수가 찍혀 있을 수 있어 사건 사고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통상적으로 영상을 확인한다.
박철준 보수파출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파출소장과 팀장들이 들어 있는 연락망에 8~9년 전 여대생에게 천원을 준 경찰관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말해둔 상태”라며 “현재까지 연락이 온 건 없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그때 당시의 천원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이걸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이 정말 고맙다”고 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