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에 엄마와 탈출한 탈북소녀, 엄마 잃은 후 중국서 살다 최근 베트남 국경서 체포
현지 한국 대사관에 구조 요청했으나 한 달 넘게 수수방관
가족이 한국 외교부에 도움 요청했으나 녹음기 틀 듯 똑같은 답변
“노력중” “확인 중” 말만 되풀이하다 최근 “힘들다” “어렵다” 답해
함경북도에서 탈북한 박순금(가명·38) 씨가 한국행을 하다 베트남 경찰에 체포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현재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은 한 달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12일 북한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목사)에 따르면 박 씨는 2000년대 초반 15세에 중국에 간 어머니를 찾이 북중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중국 한족 남성에게 팔려 여아를 낳고 살아왔다.
그러다 20년간 딸을 찾기 위해 노력한 박 씨 어머니의 노력으로 지난 10월 중국에서 상봉했다.
박 씨는 중국인 남성과 이혼한 상태였다. 특히 중국의 호구가 없이 불안한 상태에서 더 이상 살수가 없어 최종 탈북을 결심했다.
지난달 11일 중국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베트남 국경도시 까오방까지 왔으나, 곧 변방 수비대에게 체포됐다.
이에 따라 탈북을 도운 도우미와 박 씨 가족이 현지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에 연락했고 한국 외교부에 확인 및 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과 외교부는 아직까지 박 씨의 신변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심지어 외교부는 박 씨의 가족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매우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 베트남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 직원들의 이런 직무유기 태도는 오랫동안 굳어진 고질적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으로서 비 인도적인 자세”라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현지 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즉각 박 씨의 구금 장소를 확인하고 중국이나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을 막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사회의 난민에 관한 협약에 따라 박 씨가 원하는 대한민국으로 송환되도록 즉각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과거에도 주 베트남 및 주 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현지에서 체포된 탈북민들의 구조를 수수방관하다 중국으로 강제송환돼 결국 북송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런 반 인도적인 범죄에 동조하는 한국 외교부가 되지 않기를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