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총선에서 야권 연합을 이끌며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도날트 투스크(66) 전 총리가 폴란드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하원은 11일(현지시간) 투스크 총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해 찬성 248표, 반대 201표로 지명을 확정했다. 투스크 총리는 12일 새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2007~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는 투스크는 연설에서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친EU 성향의 투스크 총리가 취임하면서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법과정의당(PiS) 집권 내내 악화된 폴란드와 EU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사법부 통제 등으로 EU와 번번이 충돌한 PiS와 달리 투스크 총리는 EU와의 관계 회복을 공언했다. PiS 정부는 지난 4월에도 자국 농업 보호를 이유로 전쟁에 발이 묶인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수입 금지령을 내려 EU의 비판을 받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가치와 관련한 당신의 경험과 강력한 신념은 폴란드 국민의 이익을 위한 ‘더 강한 유럽’을 만드는 데 있어 귀중하다”며 투스크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야권 연합은 전 정부 시절 추진된 정책과 사업의 재검토를 예고했다. 한·폴란드 간 26억 달러 규모의 방산 계약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몬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10월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