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140만원 빌렸는데… 이자까지 3000만원 요구”

입력 2023-12-12 15:00 수정 2023-12-12 15:02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친구한테 140만원을 빌렸다가 이자까지 3000만원을 갚게 된 20대 여성이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구연수(23)씨는 믿었던 친구에게 부당한 이자를 떼였다고 주장했다. 구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에 온 후 유일하게 친구 A씨가 다가와 줬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물건을 사달라고 하고, 구씨가 바쁠 때도 무리하게 불러내서 힘들 때가 있었다.

결국 연락을 한동안 끊고 지내던 구씨는 몇 개월 후 다시 연락한 A씨가 반가웠다. 종종 다시 만나게 됐다. 구씨는 “A가 자취를 같이 하자 했는데 내가 보증금이 없었다”며 “친구가 먼저 내주겠다면서 나중에 갚으라더라. 보증금이 300만원이었고 월세가 42만원이었는데 친구가 140만원을 냈다”고 전했다.

A씨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구씨는 취업자리를 알아봤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A씨에게 대출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구씨는 “2금융에서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으려 300만원을 대출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원금이 아니었다. A씨는 이자를 요구했다. 구씨는 “친구끼리 보통 이자라해봤자 얼마 안 하지 않냐. 그런데 두 배를 부르더니 나중엔 더 늘어서 10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씨의 오빠와 부모님에게도 대신 돈을 갚으라고 해 세 사람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야기를 듣던 출연진 서장훈이 “오빠나 부모님이 너한테 빚에 대해 물어봤을 거 아니야?”라고 반문하자 구씨는 “내가 가족과 통화할 때 A가 옆에서 통화하는 걸 들으면서 나한테 ‘이렇게 이야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구연수씨의 친구 A씨가 구씨 가족에게 돈을 요구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더이상 A씨와 함께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구씨는 친구와 살고 있는 친오빠에게 얹혀살기로 했다. 그러나 오빠의 친구는 둘만 있을 때 구씨를 때렸다. 구씨는 “운동하는 오빠였는데 주먹으로 복부를 때리고 손바닥으로 머리 때렸다”며 “얹혀사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가족에게 알리지 말라고 협박도 해서 말을 못 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오빠 친구는 구씨가 일하는 곳까지 찾아왔다. 결국 구씨는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했고, 합의금 1000만원을 받고 합의했다. 구씨는 “나도 대출이 있고 생활고가 있어서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사연을 들은 이수근은 “학교에 다닐 때부터 친구들이 따돌리고 늘 외로워서 사람들에게 조금 기대려고 했는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장훈도 “아무나 다 믿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세상 살아갈 때는 혼자 살아간단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며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좋지만 적당한 선에서 잘 지내면 된다”고 조언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보살로 분한 이수근, 서장훈에게 의뢰인이 찾아와 자신의 입장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고 상담받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중에도 ‘의뢰인 입장에서 상담된 내용’이라는 문구가 안내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