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그림자…10명 중 6명 연 3000만원도 못번다

입력 2023-12-12 14:55 수정 2023-12-12 15:19

‘나홀로 족’이 국내가구 비중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1인가구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생활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사람들 10명 중 6명은 1년에 3000만원도 못벌고 빚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텔레비전 속 연예인들의 ‘나 혼자 산다’와 현실이 전연 딴판이었던 것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3년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3000만원도 못벌어들이는 1인가구 비중은 61.3%로 집계됐다. 전체 1인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010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개개인으로 뜯어보면 10명 중 6명은 3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고령층 취업자 수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이 변변찮다보니 1인가구는 지난해 월평균 155만1000원을 지출하며 전체 가구(264만원)의 58.8%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1인가구가 가장 많이 돈을 쓰는 곳은 음식·숙박(17.8%), 주거 수도 광열(17.6%)이었다. 대부분 먹거리나 주거로 돈이 많이 나가는 실정인 것이다. 코로나19 이후로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수요 오른 데 더해 고물가 기조에 월세에서 사는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70대 1인 가구(독거노인) 비중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면 빚 부담은 늘고 있었다. 올해 1인 가구의 가구 당 평균 부채는 365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9%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9186만원)의 39.7%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산은 전년보다 0.8% 줄어든 2억949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은 줄고 빚은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주거환경도 녹록잖았다. 2021년 기준 1인 가구 절반 가까이는 40제곱미터(약 12평)에 거주하고 있었다. 전체가구로 따지면 지난해 기준 52.4%는 아파트에서 많이 살고 있었지만, 1인 가구에겐 아파트가 가장 흔한 주거형태가 아녔다. 1인가구는 다가구주택에서 사는 비중이 41.0%로 가장 높았다.

이렇다보니 1인가구가 가장 원하는 주거정책은 전세자금 대출지원이었다. 전체 1인가구의 10명 중 3명이 전세자금 대출지원을 원했고, 이후 월세 보조금 지원(19.6%), 주택구임자급 대출 지원(17.8%)순이었다. 실제 주거 매매 비중이 높은 전체가구가 주택구입 자금 대출지원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1인가구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로 750만2000가구로 집계되며 연마다 꾸준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34.5%로 전체 가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 대부분(73.4%)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을 보며 주말을 보냈다. 이외 정적인 활동으로 여가를 보내는 비중이 전체 가구와 비교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