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앞자리 바꾸는 ‘변작 중계기’ 설치 중국인 검거

입력 2023-12-12 14:30 수정 2023-12-12 14:55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사진)를 불법 설치한 2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호텔에 설치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불법체류 신분 20대 중국인 A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제주시 내 2개 호텔 객실에 변작 중계기 1개씩을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변작 중계기는 해외에서 걸려 온 070등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꾸는 장치다.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된다.

경찰은 수상한 신호가 감지된다는 통신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지난달 8일과 9일 호텔 2곳 객실에 설치돼 있던 변작 중계기를 발견했다. 이어 당시 객실에 투숙했던 A씨를 지난 4일 제주시 모처에서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중국 모바일 메신저에서 일당 15만원을 준다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 쓰레기 배출장소에 던져 놓은 중계기를 받아 설치했다”며 “범행을 지시한 사람은 모른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이 변작기를 통해 해외 발신 번호가 국내 번호로 둔갑했다거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압수한 A씨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