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첫 재판에서 대마 흡연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유아인은 프로포폴을 9ℓ 이상 투약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부인했다.
유아인 측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마 흡연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인은 이어 “프로포폴 관련 공소사실은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다소 있어 사실관계와 법리를 깊이 있게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대마 흡연 교사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과 다퉈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아인은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배우입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법정에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유아인은 재판 종료 뒤 “공소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181차례에 걸쳐 상습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아인은 또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받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1월 공범인 지인 최모(32)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5월과 9월 법원에 구속영장을 각각 청구했으나 전부 기각됐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3일에 열린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