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T 보은매입 의혹’ 현대오토에버 본사 압수수색

입력 2023-12-11 17:36

KT의 ‘보은 투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앞서 검찰은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11일 현대오토에버의 본사, 클라우드 운영센터, 삼성동 사옥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KT 자회사가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 동서의 회사 지분을 고가매입 했다는 의혹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이후 서 전 대표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를 KT클라우드가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인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수사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해당업체 지분 100%를 206억여원에 사들였는데, 정상 기업 가치보다 수십억원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현대차가 2019~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현모 전 KT 대표 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데 대한 보은 성격으로 KT클라우드가 스파크에 수십억원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11~2021년 에어플러그의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서 전 대표는 2010년 KT의 클라우드 업무를 총괄했다가 2018년 현대차 정보기술본부장으로 이직해 현대차그룹의 정보통신(ICT) 분야를 이끌어왔다. 검찰은 스파크의 거래 물량 상당 부분이 현대오토에버 것인 만큼, 현대오토에버가 KT클라우드의 지분 매입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지난 8월 KT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서 전 대표 등 스파크 관계자 4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서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