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여성이 경험하는 우울증이 세계적인 현상이며 유산한 여성보다 두 배 가까운 우울증 발병률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미국 교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정신의학 국제학술지(BMC Psychiatry)가 ‘낙태 후 우울증의 글로벌 유병률: 체계적 검토 및 메타 분석’이라는 제목의 연구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657편 논문을 바탕으로 1만800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15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낙태 여성의 34.5%가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낙태 후 우울증의 유병률은 지리적 위치, 소득 범주 등 선별 접근법 및 연구 설계에 따라 다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낙태 후 우울증 비율은 아시아가 37.5%로 가장 높았고, 낙태 후 우울증 빈도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41.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미국 국가생명권위원회 교육·연구 책임자인 랜달 오배넌은 연구 결과에 대해 “유산한 여성 중 15.6%가 우울증을 겪었는데 이는 낙태한 이들의 우울증 수치에 비교했을 때 절반 미만의 비율”이라며 “유산으로 인한 슬픔의 발생률이 (낙태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임신 여성을 지원하는 와우임신상담지원센터 김길수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은 낙태 후 죄책감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뿐 아니라 불임 등 육체적 고통을 호소한다”면서 “여성들이 낙태를 쉽게 선택하지 않도록 낙태 후유증을 알리는 교육 및 상담 사역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