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시즌3과 데칼코마니처럼 만날 것”

입력 2023-12-11 16:3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중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가 3년 만에 돌아왔지만 곳곳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작 웹툰에서 다뤄진 적 없던 ‘그린홈’ 바깥의 세상을 그리면서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등장한 탓에 이들의 이야기가 많아졌고, 주인공 차현수(송강)와 편상욱(이진욱)의 분량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시즌1의 임팩트에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시청자의 아쉬움도 더 크게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응복 감독은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구나,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좋은 지적도 되게 많았다. 보신 분들과의 소통을 통해 콘텐츠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응복 감독.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 시즌2는 스타디움으로 배경을 옮기면서 세계관을 대폭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괴물 소탕을 전담하는 ‘까마귀 부대’가 등장하고, 스타디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사람들과 괴물화를 연구하던 임 박사(오정세), 서이경(이시영)이 낳은 아이(김시아) 등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추가됐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의 분량이 늘었고, 현수와 상욱은 한동안 사라진다. 이 때문에 시즌2가 시즌3을 위한 에필로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시즌2는 (시즌3을 위한) 빌드업만 있는 게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클라이맥스들이 있다. 현수와 상욱뿐 아니라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라며 “현수가 다른 사람들을 구원해야 하는데, 이들을 구원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분량상)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중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이 감독은 차현수를 ‘메시아’적 의미를 담아 표현했다고 했다. 현수가 인간과 괴물의 중간에서 모두를 구원하는 존재란 얘기다. 그래서 시즌2에는 현수가 괴물과 소통할 수 있는 ‘커넥트 능력’을 깨닫는 장면이 그려진다. 현수는 괴물을 만지면 그 괴물이 인간이었을 때 가졌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이 감독은 “시즌2와 3은 데칼코마니처럼 겹치는 이야기”라며 시즌2에 조금씩 던져진 이런 ‘떡밥’들이 시즌3에선 전부 해소될 것이라 귀띔했다.

같은 날 만난 배우 송강은 “(분량이 줄어든 데엔) 감독님과 작가님의 의도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서 저는 최선을 다해 현수에 집중했다”며 “시즌3에선 현수의 활약이 펼쳐진다. 이걸 위한 발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2의 현수는 괴물화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원동력 삼아 움직이며, 성숙해진 면모가 두드러진다. 송강은 현수의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난 장면으로 링거괴물과 만나는 부분을 꼽았다.

배우 송강.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 시즌2의 이야기를 둘러싸고 시청자들의 평가가 갈리고 있지만, 현수는 배우 송강에게 감정적 성장을 가져다준 캐릭터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송강은 “현수를 연기하면서 응어리진 감정이란 걸 처음 알게 됐다. 연기를 통해서 제 감정을 알 수 있게 됐다는 게 신기했다”며 “전에는 ‘컷’하면 감정이 사라지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깊이 남아있더라. 감정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스위트홈’ 시즌3은 마지막 8화에서 ‘2024년 여름, 스위트홈이 돌아온다’는 자막으로 일정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시즌2는 그린홈 밖으로 나와 스타디움에서 새 가족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시즌3은 (서로) 인연이 별로 없는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이 펼쳐진다”며 “시즌3은 ‘컴백홈’이다. 모두가 돌아온다”고 시청자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