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위해 11일 출국했다.
세계 유일의 노광기술(빛을 이용해 설계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그리는 공정 기술)을 가진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구축이 이번 국빈방문의 가장 큰 목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네덜란드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국빈방문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1961년 수교 이후 첫 국빈방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정부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장호진 외교부 1차관,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한오섭 정무수석, 네덜란드 측에선 오니 얄링크 주한대사대리 등이 이날 서울공항에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 도착한 이후 동포 만찬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한다.
네덜란드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ASML 방문은 국빈방문 이틀째인 12일로 예정돼 있다.
ASML은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윤 대통령은 빌렘-알렉산더 국왕,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ASML 주요 시설을 시찰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ASML ‘클린룸’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윤 대통령과 함께 ASML을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3일엔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은 전략산업 분야의 공급망 취약요소를 보완·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유럽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며 “공급망을 짤 때에 빼놓을 수는 없는 국가인 만큼, 이번 방문의 목적은 경제 쪽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직후 윤 대통령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다.
리더잘은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곳으로 고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파견했던 장소다.
윤 대통령은 14일 네덜란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15일(한국시간)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떠나는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국내 현안들에 대한 고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사실상 결정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후임과 현재 공석인 국가정보원장 등을 지명하기 위한 추가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 마련에도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