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산성 살림꾼 알바노, 역대 2번째 외인 도움왕 넘본다

입력 2023-12-11 15:54
원주 DB의 이선 알바노가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지휘하고 있다. KBL 제공

한국 프로농구 데뷔 2년 차를 맞은 아시아쿼터 선수 이선 알바노(원주 DB)가 도움왕을 넘보고 있다. 토종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도움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1일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올 시즌 20경기를 뛴 알바노는 평균 7.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5.8개를 기록 중인 2위 김선형(서울 SK)과 격차가 꽤 벌어져 있다. 지난 시즌에는 김선형이 6.8개로 도움 1위, 알바노가 5.1개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알바노는 올 시즌 어시스트 개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모양새다. 리그 경험이 쌓이면서 동료들과의 호흡은 물론 코트 내 시야와 경기운영 능력 등이 모두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바노가 도움왕에 오르면 외국인 선수로는 KBL 역대 두 번째 사례가 된다. 고(故) 크리스 윌리엄스(당시 오리온)가 2011-2012시즌 평균 6.02개로 도움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를 제외하면 1997년 KBL 출범 후 도움 1위는 모두 국내 선수들의 몫이었다. KBL은 과거 몰아주기, 담합 등의 과열로 폐지했던 계량 부문 개인상 시상을 올 시즌 부활시켰다.

DB는 디드릭 로슨, 강상재, 김종규 등 득점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빅맨들을 올 시즌 주축으로 내세웠다. 가드인 알바노는 빼어난 드리블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팀 공격을 조율하면서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알바노는 공격력까지 갖춰 상대 수비를 괴롭게 한다. 왼손잡이의 이점을 살린 돌파 능력에 슈팅도 준수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직접 득점에 가담할 수 있다. 알바노는 평균 15.4점을 올리며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DB는 17승 3패를 기록,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다만 알바노의 체력 문제는 시즌 중반으로 향하는 DB가 풀어야 할 과제다. 알바노는 팀 내 가장 많은 32분31초의 출전시간을 소화 중이다. 베테랑 가드 두경민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조금은 고민이 해소될 전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