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2일 젤렌스키 초청…우크라 지원 예산 승인 압박

입력 2023-12-11 07:0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의회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공화당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다”며 “러시아의 잔혹한 침공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강화함에 따라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긴급한 필요와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도 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추가 국방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나머지 국가 간의 단결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초청을 받아 상원 전체회의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면담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9월 두 차례 백악관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를 면담하고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 지원을 위한 의회 협상의 중요한 순간 이뤄졌다”며 “의회는 연말 연휴를 떠나기 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위한 안보 예산에 이민 및 국경 정책 변경을 연계하는 협상에 근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060억 달러 규모 안보 패키지 예산에는 우크라이나 지원금 600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 백악관은 의회가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연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고갈될 것도 경고했다.

공화당은 그러나 국경 강화 예산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를 지속하고 있다. 상원은 지난주 1150억 달러 규모 안보 패키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절차투표를 진행했지만, 공화당 반발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해 중대한 타협을 할 준비가 됐다고 공화당에 제안했지만, 아직 절충안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시건 로스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48%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너무 많은 예산을 썼다고 답했다. ‘적절했다’(27%)거나 ‘부족했다’(11%)는 응답보다 10% 포인트 높았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65%)과 무당파 응답자(52%) 사이에서는 그 비율이 과반을 차지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응답자 31%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지원이 너무 많다고 답했다. 공화당과 공화당 성향 무당층에서는 그 비율이 48%로 지난 6월 조사 때보다 4% 포인트 올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