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케이크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1만원 이하 초저가 제품을 내놓는 반면 특급 호텔에서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급 케이크를 내놔 차이가 뚜렷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특급 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밀가루, 우유, 계란 등 재료값이 많이 올랐고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건비 등을 고려해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호텔 측 입장이다.
신라호텔은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토디켐을 사용한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를 한정 판매한다. 고급 식자재인 블랙 트러플이 40g 들어가 가격이 30만원에 달한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에 판매한 ‘메리고라운드 케이크’(사진) 가격을 올해 25만원에 판매한다. 지난해(20만원)보다 25% 오른 가격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 조선 서울은 28만원짜리 트리 모양 케이크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를 포함한 4종의 한정판 케이크를 내놨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산하 시그니엘과 롯데호텔 서울·월드 등이 선보인 케이크 중 가장 비싼 케이크는 시그니엘 서울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박스’로 21만원이다.
개당 30만원 안팎의 가격에도 호텔들은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 확산으로 ‘완판’(완전 판매)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호텔의 경우 케이크 예약이 다음 주까지 꽉 찼다고 한다.
반면 신세계푸드는 고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1만원 이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준비했다. 가격은 지난해와 같이 9980원이다. 이 케이크는 지난해 출시 3주 만에 1만5000개가 판매된 바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밖에 ‘꽃카와 함께 부쉬드노엘’ ‘X-MAS 딸기 케이크’ ‘X-MAS 치즈케이크’ 등을 선보였는데 가격은 모두 2만원 미만으로 책정됐다.
이처럼 소비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물가와 고금리에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당분간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