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4인방 “연말까지 당 변화 없으면 ‘우리의 길’ 가겠다”

입력 2023-12-11 05:41 수정 2023-12-11 10:14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의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윤영찬, 김종민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탈당 가능성을 거듭 거론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당내 민주주의 회복 등 가시적 조치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그 시한을 ‘연말’까지로 언급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3선)·김종민·조응천(재선)·윤영찬(초선)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지자들과 토크쇼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 이상의 당원·지지자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친낙(친이낙연)계 원외 모임인 민주주의 실천행동과 이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남평오 연대와공생 부이사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이 나오면 환호하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 민주당이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그때 여러분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탈당’과 ‘신당’ 가능성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12월까지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힘을 실어 달라”며 “그다음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장 입장 전까지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그 압박이 전달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기다려보고, 안 일어나면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12월까지는 민주당을 지키고 바꾸는 시간”이라며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우리의 마음이 만나는 순간이 생기면 그때 뭔가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선거법도 그렇고,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했으면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에게 약속은 왜 하나. 상황이 바뀌었으면 안 지켜도 된다면 공당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6일 모임을 출범하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12월가지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 3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조 의원은 신당 창당론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조 의원은 “현실적으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고쳐서 제대로 만드는 게 쉽고 제대로 갈 수 있다”며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굉장히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우리는 지금 벼랑 끝 전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당에서 당직을 주고 공천을 보장해준다면’이라는 질문에 “1% (가능성)도 없어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며 “아까 참가자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너(이재명 대표)’라고 했는데 저는 너 밑에선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