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탈당 가능성을 거듭 거론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당내 민주주의 회복 등 가시적 조치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그 시한을 ‘연말’까지로 언급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3선)·김종민·조응천(재선)·윤영찬(초선)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지자들과 토크쇼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 이상의 당원·지지자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친낙(친이낙연)계 원외 모임인 민주주의 실천행동과 이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남평오 연대와공생 부이사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이 나오면 환호하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 민주당이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그때 여러분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탈당’과 ‘신당’ 가능성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12월까지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힘을 실어 달라”며 “그다음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장 입장 전까지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그 압박이 전달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기다려보고, 안 일어나면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12월까지는 민주당을 지키고 바꾸는 시간”이라며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우리의 마음이 만나는 순간이 생기면 그때 뭔가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선거법도 그렇고,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했으면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에게 약속은 왜 하나. 상황이 바뀌었으면 안 지켜도 된다면 공당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6일 모임을 출범하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12월가지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 3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조 의원은 신당 창당론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조 의원은 “현실적으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고쳐서 제대로 만드는 게 쉽고 제대로 갈 수 있다”며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굉장히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우리는 지금 벼랑 끝 전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당에서 당직을 주고 공천을 보장해준다면’이라는 질문에 “1% (가능성)도 없어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며 “아까 참가자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너(이재명 대표)’라고 했는데 저는 너 밑에선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