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창당 “실무적인 일 많은 법”…‘창당 준비에 나섰나’ 분석

입력 2023-12-10 18:23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전 학교에 도착,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신당 창당과 관련해 “실무적인 세세한 일들이 굉장히 많은 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리가 호수 위를 다닐 때는 물 위에 떠 있는 것만 보는데, 물 밑에서 수많은 일들이 있는 것”이라며 “그 일을 누군가는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결단 시점과 관련한 질문에는 “늦지 않게”라고 짧게 답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여부와 관련해 ‘실무’, ‘준비’ 등의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 사실상 실무적으로 신당 창당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에 대해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문제의식과 충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뜻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단지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금방 만나겠다든가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무능과 부패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망가트리고 있는 지금의 양당 지배구조를 끝낼 것인가, 거기에서 탈출할 것인가의 선택이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면서 “만만치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뜻을 모으고 의지를 굳건히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양당 지배 구조를 겨냥해 ‘무능과 부패’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도 이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함께 하겠다고 뜻을 보인 인사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타진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에 억지로 요구하거나 그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지자들과 토크쇼 형식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연말까지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신당’ 창당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는 탈당 가능성이 크지 않으나, 비명계 ‘공천 학살’이 이뤄질 경우 ‘이낙연 신당’으로 옮기는 의원들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부겸·정세균 등 문재인정부 국무총리들과의 연대설은 여전한 관심사다. 그러나 수도권 의원은 “다음 목표가 대권인 사람들끼리 힘을 합치는 건 어렵다”면서 “어느 누가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에 참여하는 모양새를 보이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신당설에 대해 “자기 식구들을 챙기기 위해 과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 위협은 측근들의 공천 보장을 촉구하는 압박용 카드”라고 주장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