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대한항공 잡고 시즌 첫 연승

입력 2023-12-10 17:35 수정 2023-12-10 17:37
비예나가 1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대한항공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손을 불끈 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강호 대한항공을 잡고 시즌 첫 연승을 내달렸다. 대한항공은 3연패에 빠졌다.

KB손해보험은 1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대한항공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접전 혈투 끝에 3대 1(23-25, 31-29, 25-22, 25-22)로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앞선 OK금융그룹전에서 길었던 12연패 사슬을 끊어낸 KB손해보험으로선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으며 ‘절대 1강’ 타이틀에서 멀어지고 있는 대한항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직전 두 경기에선 우리카드를 상대로 연달아 패하며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이러한 기류가 경기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두 팀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동점과 역전을 오가며 초접전 승부를 펼쳤다. 이날 경기 중 최대로 벌어진 득점 차는 4점에 불과했다.

접전 양상 가운데 승부는 아포짓 싸움으로 좁혀졌다. KB손해보험에서는 리그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는 스페인 출신 용병 비예나가, 대한항공에서는 토종 에이스 임동혁이 주포로 나섰다. 비예나는 43점, 임동혁은 42점으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개인 기록에 더해 팀 승리까지 가져가며 최종 승자가 된 쪽은 비예나였다. 승부처가 됐던 2세트에는 운까지 따랐다. 상대 블로킹에 튕겨 나온 볼이 몸에 맞고 다시 공격으로 들어가며 11-10 역전을 이룬 비예나는 이어진 서브 순서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여섯 차례 듀스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도 송곳같은 백어택을 꽂아넣으며 해결사 노릇을 했다. 흐름을 가져온 뒤에는 일사천리였다. 비예나는 이어진 모든 세트에서 두 자릿 수 득점을 달성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홍상혁도 14점으로 힘을 보탰다.

반면 KB손해보험을 제물 삼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대한항공은 범실을 남발하며 좌절했다. 합계 스코어 98-104로 득점 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KB손해보험이 18개의 범실을 기록하는 동안 무려 33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특히 듀스 상황 등 승부처에서 나온 서브 범실이 뼈아팠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후 “기회가 많았는데 하나도 잡지 못했다”며 “오늘 우리는 이길 자격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인천=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