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캐릭터에 ‘남성 혐오’ 상징이 사용됐다며 논란을 겪었던 넥슨이 대표 게임 ‘던전 앤 파이터’의 광고 모델로 유튜버 보겸을 내세웠다. 보겸은 과거 ‘여성 혐오’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유튜버다. 이 때문에 넥슨이 보겸을 광고 모델로 쓴 것을 두고 또다시 남녀 갈등에 불이 지펴지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던파tv’에 올라온 던파 ‘윈터 페스티벌’의 광고 영상에서 보겸은 “우리 시청자분들, 모두 ‘보이루’! 크리스마스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보이루’는 그가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건넨 인사법으로 ‘보겸’과 ‘하이루’를 합친 말이다.
광고에서 보겸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를 걸으면서 “올겨울 크리스마스에도 역시 던파인가. 이번 보상은 뭘 주려나”라고 중얼거린다.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는 그의 입을 통해 ‘던파’에서 이번 윈터 페스티벌 이벤트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이 나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넥슨이 보겸을 광고 모델로 섭외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최근 넥슨은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리마스터 캐릭터를 공개한 후 남성 혐오 표현 논란에 휩싸였다. 캐릭터 소개 영상에 쓰인 손동작이 남혐 표현이라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런 넥슨이 과거 ‘여성 혐오자’로 낙인돼 수년간 법정 다툼까지 했던 보겸을 광고에 등장시킨 것이다. 보겸은 그가 시청자들과 나누던 인사법 ‘보이루’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보이루’가 여성 비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후 윤지선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초빙교수가 ‘보이루’가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논문에 언급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보겸과 윤 교수는 법정에서 다퉜다. 그 결과 보겸은 윤 교수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2년 만에 방송을 통해 지난 9월 돌아온 보겸은 소송 과정에서 겪은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보이루 논란’ 이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게 두려워 성형 수술을 감행했다고도 털어놨다. 이번 광고에서 보겸은 다시 한번 ‘보이루’라는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 광고를 본 일부 네티즌은 넥슨을 비판했다. 여전히 ‘보이루’가 혐오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광고에 불편함을 내비쳤다. ‘(넥슨은) 모든 혐오에 반대한다더니 어떤 혐오는 혐오가 아닌가’, ‘이 정도면 여자들은 우리 게임 하지 말라는 수준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넥슨은 이에 대해 “이번에 공개된 광고는 겨울 시즌에 맞춰 준비한 여러 마케팅 활동 중 하나로, 올 여름부터 기획됐다”며 “보겸은 ‘던파’ 방송으로 스트리머 활동을 시작했던 만큼 활동 복귀 시점에 맞춰 시너지를 내고자 겨울 시즌 광고 모델로 기용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던파’ 앰버서더로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