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국민일보에게] 김운용 장로회신학대 총장

입력 2023-12-10 06:02

①국민일보에 바란다
지금껏 기독교 복음 정론지로 사명을 잘 수행해 온 국민일보 창간 3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통일 시대를 열어갈 교회의 사명과 사회 통합, 탈종교화 현상이 더 고조되는 시대에 교회가 복음 사명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지와 다음 세대를 어떻게 세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제가 앞으로 더 많이 다뤄주셔서 통일시대, 복음 시대를 더 힘차게 열어갈 수 있길 빕니다.

②한국교회에 바란다
세계교회가 주목할 만큼 놀라운 교회 성장을 경험했던 한국교회는 급속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 그 현상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회는 생명이며, 세상의 희망입니다. 중세교회가 깊은 흑암 가운데서 헤매고 있을 때, 개혁자들은 말씀 앞에 섰습니다. 말씀이 지로(指路)하는 대로 ‘본질로의 회귀’(ad Fontes)에 생명을 걸었습니다. 말씀 앞에 다시 겸손히 부복하고,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훈련과 결단, 진정한 교회다움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③한국 사회에 바란다
K-문화 K-콘텐츠에 세계가 열광하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억눌리고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상처에 묶여 있던 나라가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족의 가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사회적 분열과 갈등은 더 깊어지고 정치적 후진성도 여전하며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에서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간극 본능, 부정 본능, 비난 본능’이 온 사회를 뒤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을 이겨냈고 민족상잔의 전쟁과 그 서럽던 가난을 딛고 일어섰으며 경제부흥과 민주화를 이뤄낸 민족입니다. 다시 손잡고 일어서 희망의 씨를 뿌려야 할 때입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눈 덮인 겨울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있다는 시인의 노래를 다시 소리높여 외쳐야 할 때입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