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국민일보에게] 이덕주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

입력 2023-12-10 06:03

①국민일보에 바란다
한국의 기독교 언론이 ‘죠션크리스도인회보’부터 시작하면 130년 역사입니다. 그런데 국민일보는 한국교회 안에서의 언론 기능보다 기독교 종합일간지로서 기독교 서클 밖, 즉 교회 밖 독자들을 위한 크리스천 메신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기독교인들만이 읽는 신문이 아니라, 넌 크리스천 즉 기독교를 접할 기회가 없던 사람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신문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적 가치를 담으면서도 일반 사회와 소통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신문이 필요합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를 중심으로 사회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 가는 걸 도우며 기독교 가치관을 담고 일반 사회에 접근할 수 있는 공론지 역할이 강화됐으면 합니다.

②한국교회에 바란다
2024년은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100주년이란 뜻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05년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한국복음주의선교회연합공의회가 있었고, 1918년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는 말 그대로 장로교 감리교만의 연합이었다면, 1924년에 비로소 온전한 연합체인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가 출범한 것입니다. 1919년 3·1운동 등을 겪으며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싹튼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자체가 하나 되지 못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게 사실입니다. 교리나 인식이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복음을 기초로 해 본질에선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엔 자유를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사랑을 더하자는 경구 그대로 실천이 필요합니다. 서로 대화와 협력 모색하는 것을 조심스럽게라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③한국 사회에 바란다
내년에도 전쟁과 민족 갈등, 이데올로기 분출이 심해져 분쟁과 충돌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교회는 사회가 이럴 때 피스케이커 역할을 돌아봤으면 합니다.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기독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귀담아들으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화와 협력, 화해와 일치의 전범을 보이자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야 하는데, 이는 피스케이커 역할을 통해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교회가 사회에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