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그는 2030년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국 영웅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내년 대선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내년 러시아 대선은 3월 15~17일 사흘간 실시된다.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퇴진한 1992년 12월 31일에 권한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3월에 4선 대통령에 올랐고, 2020년 개헌으로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당선만 된다면 현행법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러시아 내 여론조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이다.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지난주와 같은 78.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정 지지율도 지난주보다 0.6%포인트 상승한 75.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러시아에 거주하는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 출마 선언 전 브리핑에서 “많은 이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대선에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출마하기로 한다면 그와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