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유일한 만점자는 경기도 용인 한국외국어대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 유리아(19)양, 표준점수로 환산한 수석은 대구 경신고 졸업생 이동건(19)군이다. 유양과 이군은 모두 재수생으로 서울 강남구에서 같은 입시학원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에서 유양은 국어·수학·탐구영역 원점수 만점, 절대평가인 영어·한국사 1등급을 받았다. 수능 만점자는 전국에서 유양이 유일하다.
유양은 국어에서 언어와 매체, 수학에서 미적분, 탐구영역에서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해 표준점수 435점을 받았다. 유씨가 택한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69점과 68점이다.
이군은 표준점수에서 449점으로 유양을 앞질렀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를 나타내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이군은 생명과학Ⅱ에서만 한 문제를 틀렸다. 하지만 화학Ⅱ와 생명과학Ⅱ를 선택해 표준점수를 끌어올렸다. 화학Ⅱ의 최고점은 80점, 생명과학Ⅱ의 경우 73점이다. 화학Ⅱ는 모든 과목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다. 이씨는 이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유양과 이군의 공통점은 재수생, 그리고 같은 학원 수강생이다. 모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학원 ‘시대인재’에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시대인재는 홈페이지에 ‘수능 수석 전과목 만점자 유O아 학생, 대치 시대인재N S관’이라는 팝업으로 만점자 배출을 홍보하고 있다.
시대인재는 상위권 수강생용 모의고사 문제를 개발하고 배포해 2010년대 중후반부터 성장한 입시학원이다. 이 학원에서 모의고사 문제지를 얻기 위해 지방 상위권 학생들도 찾아올 만큼 유명세를 탔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사교육 시장의 ‘카르텔’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시대인재는 교육 당국의 집중 조사 대상이 됐다. 하지만 내년도 수능 만점자와 표준점수 전국 수석은 결국 이 학원에서 모두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