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비혼 저출산 등을 여성의 자기 결정권으로 인식하는 페미니즘의 시류에 맞서 기독청년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기독청년단체 슈브(Shub·대표 안유진)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여성관을 정립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여성의 사명과 역할을 알리는 교육사역 등을 펼치고 있다. 슈브는 고대 히브리어로 ‘방향을 돌리다’ ‘회복하다’는 뜻이다.
안유진(27) 대표는 7일 “크리스천은 진리인 말씀에 기반해 페미니즘을 바라봐야 한다”며 “슈브는 지역 교회와 캠퍼스를 순회하며 말씀에 근거해 세상 이론을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청년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안 대표가 이 사역에 투신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복음을 접한 그의 친구는 해방·퀴어 신학을 가르치는 캠퍼스에 진학한 뒤 오히려 하나님과 멀어졌고 자신을 성소수자라며 커밍아웃했다.
곁에서 이를 지켜본 안 대표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동안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나만 하나님 앞에서 잘 살면 되지’라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피아노 연습에만 몰두한 모습을 회개했다”며 “반성경적 가치관이 난무하는 캠퍼스에 성경적 여성관이 세워져야 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월 동역자들과 슈브의 첫 모임을 시작했다. 캠퍼스에 진학한 뒤 성경과 다른 가치관으로 혼란을 겪는 이들을 실제로 도우려면 올바른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게 우선이었다.
20대 초중반 회원들은 매주 한 차례씩 만나 공부하며 영적인 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그동안 책 ‘뉴여성으로 다시 살기’ ‘페미니즘의 민낯’ ‘여성들이 믿고 있는 거짓말’ 등을 읽고 토론했으며 캄선교회의 온라인 강의 ‘바른여성 아카데미’ 등을 수강했다.
슈브는 신입 회원을 위한 ‘비기너 클래스’도 개설했다. 안 대표는 “일대일 등의 소모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과정은 회원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 측면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배경 속에서 각자의 상처와 고민이 있던 회원들은 말씀으로 ‘디톡스’하며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돕고 싶다는 소망을 자연스럽게 품게 됐다. 안 대표는 “세상의 많은 이론과 정보 속에서 분별하려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개하고 상처를 치유받는 게 우선”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혼자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앙 공동체에서 보호받고 훈련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평소 강연을 통해 여성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전한다. 성경에 나오는 ‘우물가의 여인’은 5명의 남성으로부터 버림받았음에도 예수님은 직접 그를 존귀하게 대해주셨다. 하나님 말씀을 사모한 마리아를 칭찬하신 것도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안 대표는 “예수님은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사랑하셨다”며 “크리스천 여성들이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이해하며 가정과 일터 등에서 잘 세워지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