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올해 하반기 상승장에서 관련 기업을 공매도한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자금 8조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뉴욕의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는 7일(한국시간) SNS 플랫폼 엑스(옛 트위터)에 “비트코인 랠리에서 공매도 투자자는 60억 달러(약 7조9400억원)를 손실을 봤다. 그중 코인베이스 글로벌에 대한 올해 공매도 손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은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를 290%나 끌어올렸다. 52주 기준 신저가는 31.55달러, 신고가는 147.86달러다. 이날 오전 6시 마감된 나스닥거래소에서 3.97%(5.57달러) 하락한 134.63달러에 마감됐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코인베이스에 ‘숏 포지션’을 잡은 공매도 투자자들은 35억 달러의 미실현 손실을 봤다. 미국의 블록체인 기업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에 대해서는 5억7000만 달러, 같은 업종의 라이엇 플랫폼에서 4억1000만 달러의 공매도 손실이 발생했다.
월스트리트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은 결국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주 전보다 15.89% 상승한 4만38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시세는 6000만원을 넘겼다.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을 놓고 통상적으로 거론되는 핵심 요인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과 투자 심리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채굴 반감기,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비트코인의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3파트너스의 이호르 두사니프스키 상무는 “비트코인 관련 기업에 대한 ‘숏 커버링’이 10월 이후 매수세와 함께 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의 강세에서 고점을 예상한 공매도 자금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새롭게 유입됐다고 이 업체는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