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글로컬 대학 정책에 대구권 대학들 ‘통합’ 바람

입력 2023-12-07 13:36 수정 2023-12-07 13:49
지난 5일 경북대 재학생들이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을 반대하며 학교 본관 앞 계단에 학과 점퍼를 벗어놓은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글로컬 대학 정책이 대구권 대학들의 통합 논의에 불을 붙였다. 지역 대학들은 생존 문제로 다가온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 카드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북대(대구)와 금오공대(구미)의 통합 필요성이 16년 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두 대학은 실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7년 통합을 논의한 바 있다.

경북대 등에 따르면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곽호상 금오공대 총장이 최근 열린 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에서 만나 장기적 관점에서 두 대학 간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한다. 국립대간 통합이 학령인구 감소 대응, 지역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된 것이 없다고 경북대 측은 밝혔다.

두 대학의 통합 논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대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경북대는 지난 2008년 상주대(현 경북대 상주캠퍼스)와의 통합 때도 학생들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같은 법인 소속으로 대구에 위치한 계명대와 계명문화대(전문대학)도 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영남대(경산)도 같은 법인 소속인 전문대학인 영남이공대(대구)와의 통합을 학교 발전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지역의 대학 간 통합 바람은 정부의 글로컬 대학 정책이 촉발했다. 이 정책은 지역대학 혁신을 통해 지역산업 발전을 이끄는 지방위기 극복 방안이다. 사업 선정 대학 1곳당 국고 1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계명대와 계명문화대, 영남대와 영남이공대 같은 대구와 대구 인근 경북지역에 위치한 대구권 사립대학들은 글로컬 대학 선정을 위한 혁신안 중 하나로 통합을 검토 중이다. 국립대인 경북대와 금오공대는 글로컬 대학 선정이 절실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글로컬 대학 취지에 공감해 정부 방침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구권 대학 중에서는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곳이 없다.

대구지역 대학 관계자는 7일 “글로컬 대학 선정을 위해 통합 검토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글로컬 대학 선정을 넘어 대학의 미래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