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게이머라면 짙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일본 역할수행게임(JRPG)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모바일로 찾아온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는 콘솔 기반 RPG였던 원작을 모바일에 그대로 구현함과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와 육성법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신작이다. 그동안 RPG 장르에서 과도한 과금구조로 피로감을 느낀 게이머들에게 가벼운 수익모델(BM)과 스토리 중심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부담 없이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맡은 넷이즈게임즈는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 관련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6일 서울 강남구 워크토크에서 진행했다. 대륙의 패자는 국내에서 JRPG 장르로 인지도가 높은 스퀘어 에닉스에서 개발한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정식 후속작이다. JRPG는 대개 스토리와 음악의 비중이 큰 장르다. 전작과 같이 턴제 장르의 모바일 RPG로, 7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작 옥토퍼스 트래블러는 지난 2018년 닌텐도 스위치로 처음 출시됐다. 이후 엑스박스 플랫폼과 PC(스팀) 등으로도 등장해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스위치 버전은 해외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 평점 83점을 기록했으며 스팀 내 이용자 평가도 ‘매우 긍정적’으로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2월 출시된 2편 또한 메타크리틱 평점 84점, 스팀 평가 ‘압도적 긍정적’ 등을 기록했다.
히로히토 스즈키 대륙의 패자 개발 총괄 프로듀서(PD)는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출시 후 JRPG를 모바일로 즐길 수 없을지 다양한 고민을 하다가 개발하게 됐다”면서 “대전 플레이보다 싱글 플레이로 즐기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게임이다. 한 마디로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JRPG”이라고 소개했다.
게이머는 기존작과 달리 전사, 댄서, 상인, 학자 등 총 8명의 주인공을 밸런스에 맞게 육성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부’ ‘명예’ ‘권력’ 등을 가지고 악영향을 미치는 악인들을 물리치는 스토리다. 이용자는 선택에 따라 세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최대 4명까지였던 파티 조합은 8명으로 인원을 확대해 2배 빠른 속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기존 RPG와 달리 과도한 과금 요소를 배제한 이용자 친화적인 BM을 구축했다. 돈을 사용하지 않아도 마지막 엔딩을 볼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모바일과 콘솔 장르 모두 같은 세계관과 대륙에서 이야기가 진행돼 기존 사용자와 신규 유저 모두 자연스러운 스토리 연계를 접할 수 있다.
원작을 계승한 부분도 있다. 스즈키 PD는 “두 버전 모두 싱글 플레이 RPG, 다양한 NPC와 상호작용, 싱글 플레이지만 여러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탐색할 수 있는 부분 등 여러 가지가 같다. 세계관도 같아 기존 유저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작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도 등장할 예정이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는 일본 버전보다 더 빨리 만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넷이즈게임즈와 같이 국가별 플레이어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한국풍의 캐릭터나 PvP(플레이어간 대결)모드는 출시 후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륙의 패자가 한국에서 추구하는 자동화, 멀티 플레이 대신 스토리 위주의 재미로 게임이 구성돼 있어 유저의 정서적인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스즈키 PD는 “일본에서도 자동 플레이가 느는 추세다. 하지만 레드오션인 모바일 시장에서 차별화를 취해야 했다. 콘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대륙의 패자의 장점”이라면서 “내가 만든 게임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대륙의 패자는 지난달 16일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진행했다. OBT는 정원을 두고 인원을 모집했는데 조기 마감된 바 있다. 스즈키 PD는 “OBT 후 사용자에게 일부분 버그를 지적받았지만 지금은 수월하게 진행되고 즐겨주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정식 출시는 7일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짧게 공개됐던 메인 스토리가 길게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 유저가 워낙 빨리 플레이를 즐겨서 더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본 플레이어 기준으로 60시간 분량”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스즈키 PD는 “옥토퍼스 트레블러 시리즈가 모두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았다. 원작에 한국 사용자도 많은 거로 알고 있는데, 새로운 버전으로도 즐기면 좋을 것 같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넷이즈코리아 관계자는 “넷이즈코리아가 전 세계 게임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회사다. 게임 시장에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포함해서 다양한 전 세계 회사와 협력을 시도 중이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