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이웃들을 향하는 구호단체들의 겨울나기가 힘겹다. 국내외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따른 후원 손길이 줄어든 탓이 크다. 연탄은행 등 NGO 등에서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후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6일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후원하기로 약정한 연탄 수량은 159만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약정 수량(330만장)의 절반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은 후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 후원이 크게 줄어든 요인이 크다. 기업 후원의 경우 올해 100곳 정도로 지난해(150곳)의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교회 후원도 마찬가지다. 올해 후원교회 수는 28곳으로 2021년 71곳, 2022년 62곳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다만 ‘개미군단’ 개인 후원자는 3300명으로 지난해(3000명)보다 10% 정도 늘었다.
전국의 연탄사용가구는 총 7만4167가구로 2년 전(8만1271가구)보다 7000가구 줄었다. 하지만 서울과 대구 충북 제주 등에서는 같은 기간 2407가구가 늘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전원마을에서 만난 연탄은행 대표인 허기복 목사는 “연탄사용가구의 85%는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기 때문에 교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가계소득이 줄고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탄난로의 사용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소지도 제대로 등록되지 않은 전원마을 주민들은 허 목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반가운 듯 뛰쳐 나와 인사를 건네고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바울이 말한 초대교회 정신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회가 어려울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어려운 이웃을 살펴야 한다. 사회가 극단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화 되고 있다. 교회와 성도는 세상적인 논리와 방식으로 살아가서는 안 된다.”
허 목사는 “연탄후원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면서 올해 목표치인 300만장을 채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우리 사회 소외 이웃을 위해 850원(연탄 1장 가격)의 사랑을 베풀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연탄은행은 ‘기후위기, 연탄 때고 싶어 때나유’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이들은 기후 대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어, 에너지 취약계층을 넘어 기후 취약계층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이중고를 해소하기 위해 연탄은행은 2023년 겨울철에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눔이 목표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