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외국인 선수 둘의 행보가 엇갈린다. 한 명은 국내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금의환향한 반면 다른 한 명은 일본 무대에서 밀려나 ‘유턴’을 목전에 뒀다.
2023시즌 최고 투수 에릭 페디와 NC 다이노스의 결별은 공식화됐다. 6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 닷컴 등에 따르면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페디는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215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생활 1년 만에 몸값을 상당폭 끌어 올린 셈이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시즌 종료 후 NC는 페디를 붙잡기 위해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KBO리그 외국인에게선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다년계약까지 제시했으나 돈과 명예에서 모두 앞서는 빅리그의 손짓이 더 매력적이었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어그러진 NC로선 2024시즌 선발진 걱정이 한층 커졌다. 왼손 에이스 구창모도 입대로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차·포 모두 떨어져 나간 로테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외국인 농사에서 풍작을 거둬야 한다. 송명기 신민혁 이용준 최성영 등 젊은 국내 투수들의 성장도 절실하다.
2020년 KBO리그 MVP 출신의 멜 로하스 주니어는 당시 소속팀이었던 KT 위즈로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7시즌 도중 대체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그해 83경기만 뛰고도 3할 타율에 18홈런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이후 성공가도를 달렸다. 절정이었던 2020시즌엔 47홈런 116득점 135타점으로 각 부문 1위를 석권했다.
그해 말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의 러브콜에 이적을 택했다. 결과적으론 자충수였다. 2021시즌과 2022시즌 모두 2할대 초반 타율에 한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부진한 끝에 방출됐다.
관건은 내년이면 34세가 될 로하스가 일본 진출 전의 모습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다. 전임자 앤서니 알포드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으나 정규시즌 3할에 근접한 타율에 15홈런을 기록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