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2년여 만에 전 임직원 앞에 선다. 갑질 논란, 문어발 경영 비판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자 직접 나서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오프라인 및 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임직원(크루)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이날 사내망에 공지했다. 김 센터장이 크루 공개 간담회를 진행하는 건 카카오 창사 1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던 2021년 2월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간담회 주제는 ‘카카오의 변화와 쇄신의 방향성 공유’다. 세부 안건에 대한 사전 공유는 없었지만 현재 크루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조되는 내부 갈등 관련 내용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센터장이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직접 쇄신의 방향성을 크루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이 직접 전 임직원 앞에 나서는 것은 카카오 내부 갈등을 조기에 종식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카카오는 핵심 경영진들이 금융감독원·검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 임원들의 폭로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 ‘경영 실패 책임지고 인적 쇄신 시행하라’ ‘셀프 쇄신 그만하고 크루 참여 보장하라’ 등 요구 사항이 적힌 팻말을 들고 첫 시위에 나섰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카카오 노조의 시위 절차를 걸고 넘어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이날 “정상적인 노조 활동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카카오는 “노조는 최근 사전협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 비판 취지의 아지트 게시물을 연속해 게시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4일 오전에는 회사 로비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의 피케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지금껏 피켓시위 같은 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반발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