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지 마세요!”…식당 쓰러진 70대 살린 손님 정체

입력 2023-12-06 05:06 수정 2023-12-06 10:22
지난달 26일 창원의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쓰러진 손님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김현지 간호사. KBS 보도화면 캡처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70대 노인이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상황에 당시 옆테이블에 있던 18년차 베테랑 간호사가 응급조치를 해 생명을 구했다.

5일 창원한마음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정오쯤 창원시 의창구 동읍의 한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하던 70대 남성 A씨가 쓰러졌다. A씨는 식사 도중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호흡곤란을 호소한 뒤 차츰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창원의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쓰러진 손님을 다른 손님들이 들어 옮기고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당황한 가족들은 A씨의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물을 먹이려고 했다. 그때 옆자리에서 가족들과 식사하던 여성 손님이 제지하고 나섰다. 창원한마음병원 신경외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18년차 수간호사 김현지(39)씨였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A씨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피고 맥박을 짚었다. 이어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식당 밖 평지로 A씨를 옮기고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당시 A씨가 심정지 상태는 아닌 것을 확인하고 흉부 압박 대신 그의 심장에 자극을 주면서 가슴 주위를 마사지했다.

지난달 26일 창원의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쓰러진 손님을 구해낸 김현지 간호사. KBS 보도화면 캡처

5분여가 흐르자 A씨는 의식을 되찾았다. 그는 이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구급대원에게 A씨의 상태를 전달하고 이송을 지켜본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A씨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A씨가) 식사하던 중 의식을 잃은 것이라서 혹시라도 구토하실까봐 고개를 조금 돌리고 깨우기 위해 환자를 계속 자극했다”면서 “앞으로도 언제든 시민을 위해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