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 “아파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입력 2023-12-05 17:54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비(非)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오피스텔, 빌라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그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공급 절벽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5일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과거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파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아파트 중심으로 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공통적 정서가 있는데 집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면 된다”며 “도심에서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방안을 찾아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증가하는 1인 가구를 고려해 오피스텔과 같은 소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 같은 비아파트 규제 완화가 실질적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문재인정부도 2021년 비아파트 면적·난방 규제 완화 중심의 도심 주택 공급책을 내놨다. 그러나 아파트 중심의 주택 시장에서 뚜렷한 공급 효과를 내지 못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9·26 대책에도 연립·다가구·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도시기금 대출 지원 확대 방안이 담겼으나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박 후보자는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부동산 시장에 굉장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 기본적으로 규제 완화의 입장을 갖고 시장을 대하겠다”며 “다만 정부가 너무 시장에 깊이 개입하는 게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3기 신도시 조기 착수 가능성도 내비쳤다. 1~10월 주택 인허가·착공·준공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트리플 감소’로 2~3년 뒤 공급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3기 신도시를 조기에 착수해 빨리 공급한다든지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지체되고 있는 것들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의지도 밝혔다. 그는 “LH는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지역개발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요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2016~2019년 LH 사장으로 근무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