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 상황을 ‘꽃샘추위’ 단계에 비유했다. 아직은 춥지만 따뜻한 봄을 앞둔 시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역동경제’ 키워드를 첫손에 꼽았다. 시장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온기를 확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 후보자는 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한국 경제는 고물가 장기화, 부문 간 회복 속도 차이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꽃샘추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꽃샘추위는 조만간 꽃이 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꽃샘추위 진단을 내놓은 이유는 고물가 탓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상승하며 부진을 털어내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물가상승률도 전년 대비 3.3%로 지난 10월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고용률 역시 침체한 경기와 달리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그럼에도 경기나 물가 면에서 국민이 느끼는 개선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최 후보자는 “국제유가나 농산물 가격 탓에 (경기 상황이) 체감 물가로 전이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은 터널 밖으로 나가기 전 단계라는 것이 최 후보자 판단이다. 그는 “함께 추위를 이겨내도록 물가 등 민생안정,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같은 잠재 위협 관리, 역동경제를 향후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윤석열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역동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역동성이 있어야 순환되고 혁신이 일어나고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동경제가 정부의 또 다른 브랜드냐는 질문에는 “윤석열정부는 민간시장 위주 경제라 브랜드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문제에 관해선 “(징벌적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시장 흐름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가 제기하는 공매도 금지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우려에는 “자본시장·외환 업무를 오래 했다.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저출산 등 인구 문제에 관해 “인내심을 갖고 지금이라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었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은 “(과학계와) 소통하며 많이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는 “결과는 안타깝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이의재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