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반대자는 ‘해충’”… 美 ‘트럼프 독재’ 우려 커져

입력 2023-12-05 15:53
연합뉴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경우 독재가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반대 세력에 대해 ‘해충’(vermin)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오랫동안 권위주의적 충동을 보여왔지만, 그의 정책 운용은 이제 더욱 정교해지고 그를 견제할 완충 장치도 약해졌다”며 “선거운동에서 트럼프의 폭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수사법은 역사적인 파시스트 독재자들과 현대의 포퓰리즘 강자들에 대한 더 많은 경각심과 비교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가리켜 “우리나라에서 ‘해충’처럼 살며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하고, 선거에서 속임수를 쓰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적 좌파 깡패들을 근절할 것을 맹세한다”고 발언했다.

대선공약으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멕시코 마약 카르텔 공격을 위한 군대 파견, 도심 공공질서 강화를 위한 군대 파견, 서류 미비 이민자 방출 등을 내걸었다. 당선되면 법무부를 이용해 정적에게 복수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NYT는 “민주적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케이건이 쓴 칼럼에서 “트럼프가 박해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야당이 이를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미국은 돌이킬 수 없는 독재 체제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자신과 맞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상대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파괴자’라고 지칭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격을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의 유일한 위협”이라고 평가한 바이든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의 주장을 뒤집어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를 백악관에 다시 앉히면 미국은 다시 한번 자유 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