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아파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재임 시절 아파트만 두 채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등록된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LH 사장 재임 시절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기도 군포 산본동과 부곡동에 각 한 채씩을 보유했다.
KB금융그룹이 제공하는 부동산 KB시세(일반가 기준)를 보면 산본동 아파트 단지에서 박 후보자의 보유분과 비슷한 면적의 주택 가격은 7억2500만원이다. 부곡동 아파트의 시세는 7억~8억원으로 나타났다. LH 사장 이임 이후인 2020년 2월 부곡동 아파트는 매각한 상태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아파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청사진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과거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파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 30∼40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은 아파트 중심으로 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공통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데, 사실 집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소득에 너무 지나치지 않은 지출 범위 내에서 가족이 단란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이 집”이라며 “그런 집들이 많이 공급돼 누구나 자기 형편에 맞는 튼튼하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공급 형태 다양화 방안에 대해서는 “도심에서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방안을 찾아볼까 한다”고 제시했다.
박 후보자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주택 정책을 주로 다뤄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던 2010~2012년 시절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총괄했다.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LH 사장을 지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